
ESG 경영의 현장, 흥미로운 역설이 펼쳐지고 있다.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ESG 데이터를 생산하고, 두꺼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스스로의 노력을 증명하려 노력 중이다. 하지만 시장과 대중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른바 ‘그린워싱’에 대한 피로감과 복잡한 데이터에 대한 거리감 속에서 기업의 진지한 노력마저 그 가치를 평가절하 받는 분위기다.

이러한 ‘소통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기업과 공공기관들은 보고서의 밖으로 걸어 나와서 이해관계자들과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딱딱한 데이터를 현장의 목소리와 경험으로 바꾸는 새로운 소통의 무대, 즉 ‘ESG 커뮤니케이션 행사’가 활발히 시도되는 것이다.
진화하는 소통의 무대 : 일방적 발표를 넘어 ‘경험’으로
과거 기업의 소통 행사가 기자회견이나 선포식처럼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에 그쳤다면, 최근 ESG 관련 행사들은 ‘상호작용’과 ‘경험’을 핵심 가치로 삼는 방향으로 진화한다고 볼 수 있다. 가령 신한금융그룹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초청해 그룹의 ESG 전략과 성과를 공유하는 ‘신한 ESG Salon’을 개최하는 것이나, 포스코가 기업시민 철학을 대내외에 공유하기 위해 임직원과 전문가, 일반 시민들이 함께하는 ‘기업시민 토크콘서트’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것이 좋은 사례이다. 단순한 성과 발표를 넘어, ESG 가치를 함께 느끼고 참여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ESG 박람회(Fair)’, ‘이해관계자 초청행사’, ‘사회적 가치 포럼’ 등 다양한 소통의 형태로 나타난다. 핵심은 기업이 주인공이 되는 무대가 아니라, 다양한 파트너와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공론의 장’을 만드는 데 있다. 이는 기업이 자신들의 활동에 대해 투명하게 소통할 의지가 있으며, 외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된다.
진정성의 목소리 : 누구의 이야기가 신뢰를 얻는가
이러한 소통의 장에서 대중은 어떤 이야기에 반응하고, 누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인가?
글로벌 PR 컨설팅사 에델만(Edelman)의 신뢰도 지표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기업의 공식적인 발표보다 ‘자신과 같은 보통 사람’의 경험과 이야기에 훨씬 더 높은 신뢰를 보낸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여, 최근 성공적인 행사들은 최고경영자(CEO)의 비전 제시와 더불어, ESG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한 실무 담당자나 협력사 직원, 그리고 기업 활동의 수혜를 입은 지역 주민을 무대의 중심으로 초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현장에서 부닥쳤던 현실적인 어려움과 그것을 극복해 낸 과정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는, 그 어떤 화려한 데이터보다 듣는 이의 마음에 깊은 공감과 신뢰를 얻어낸다. 그리고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공명을 위한 조건 : 성공적인 소통과 홍보를 위한 제언
그렇다면 이러한 행사들을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성공적인 소통과 홍보의 장으로 만들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성공적인 사례들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공통점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 ‘서사의 설계’이다. 성공적인 행사는 단순히 성과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경영 철학(Why)과 ESG 활동(What), 그리고 그로 인한 사회적 영향(So What)을 하나의 일관된 이야기로 엮어낸다. 이 서사는 투자자, 소비자, 미래 인재 등 핵심 소통 대상이 누구인지에 따라 그들의 언어와 관심사에 맞춰 섬세하게 조정될 때 더욱 강력한 설득력을 갖게 된다.
둘째, ‘콘텐츠의 무대 확장’이다. 이는 기획 단계부터 행사를 더 넓은 확산을 위한 ‘콘텐츠 허브’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행사 전에는 티저 영상이나 참여 연사 인터뷰 등을 통해 기대감을 높이고, 행사 당일에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실시간 중계나 핵심 메시지 카드뉴스 배포로 현장의 열기를 확산시킨다. 그리고 행사 종료 후에는 발표 영상, 주요 내용 요약본 등을 아카이빙하여 지속적인 소통의 자산으로 활용하는 등 행사를 다양한 콘텐츠와 소통, 상호관계가 이루어지는 무대로 확장하는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가장 신뢰도 높은 홍보는 행사에 참여한 이들의 ‘입소문’을 통해 이루어진다. 특히 임직원이나 파트너사 관계자들이 행사를 통해 자부심과 확신을 느끼고, 이를 자신의 소셜미디어나 네트워크를 통해 자발적으로 공유하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감동이나 영감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 구성은 물론, 공유하기 좋은 시각적 콘텐츠나 명확한 해시태그를 제공하는 등의 전략적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결국 ESG 시대의 소통은 ‘무엇을 했는가’를 알리는 것을 넘어, ‘왜, 그리고 어떻게 했는가’에 대한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공감을 얻는 과정이다. 잘 기획된 소통 행사는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기업과 사회가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성장해 나가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소통의 여정은 단순히 ‘ESG 실천기업’의 이미지를 얻는 것을 넘어, 기업의 본질적인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딱딱한 기업 로고 뒤에 가려져 있던 사람들의 얼굴과 목소리가 드러날 때, 기업은 비로소 세상과 진정으로 연결된 하나의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다. 결국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화려한 성과 보고서가 아니라, 마음을 움직였던 단 하나의 진솔한 이야기일 테니까 말이다.
ESG 경영의 현장, 흥미로운 역설이 펼쳐지고 있다.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ESG 데이터를 생산하고, 두꺼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스스로의 노력을 증명하려 노력 중이다. 하지만 시장과 대중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른바 ‘그린워싱’에 대한 피로감과 복잡한 데이터에 대한 거리감 속에서 기업의 진지한 노력마저 그 가치를 평가절하 받는 분위기다.
이러한 ‘소통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기업과 공공기관들은 보고서의 밖으로 걸어 나와서 이해관계자들과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딱딱한 데이터를 현장의 목소리와 경험으로 바꾸는 새로운 소통의 무대, 즉 ‘ESG 커뮤니케이션 행사’가 활발히 시도되는 것이다.
진화하는 소통의 무대 : 일방적 발표를 넘어 ‘경험’으로
과거 기업의 소통 행사가 기자회견이나 선포식처럼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에 그쳤다면, 최근 ESG 관련 행사들은 ‘상호작용’과 ‘경험’을 핵심 가치로 삼는 방향으로 진화한다고 볼 수 있다. 가령 신한금융그룹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초청해 그룹의 ESG 전략과 성과를 공유하는 ‘신한 ESG Salon’을 개최하는 것이나, 포스코가 기업시민 철학을 대내외에 공유하기 위해 임직원과 전문가, 일반 시민들이 함께하는 ‘기업시민 토크콘서트’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것이 좋은 사례이다. 단순한 성과 발표를 넘어, ESG 가치를 함께 느끼고 참여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ESG 박람회(Fair)’, ‘이해관계자 초청행사’, ‘사회적 가치 포럼’ 등 다양한 소통의 형태로 나타난다. 핵심은 기업이 주인공이 되는 무대가 아니라, 다양한 파트너와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공론의 장’을 만드는 데 있다. 이는 기업이 자신들의 활동에 대해 투명하게 소통할 의지가 있으며, 외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된다.
진정성의 목소리 : 누구의 이야기가 신뢰를 얻는가
이러한 소통의 장에서 대중은 어떤 이야기에 반응하고, 누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인가?
글로벌 PR 컨설팅사 에델만(Edelman)의 신뢰도 지표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기업의 공식적인 발표보다 ‘자신과 같은 보통 사람’의 경험과 이야기에 훨씬 더 높은 신뢰를 보낸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여, 최근 성공적인 행사들은 최고경영자(CEO)의 비전 제시와 더불어, ESG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한 실무 담당자나 협력사 직원, 그리고 기업 활동의 수혜를 입은 지역 주민을 무대의 중심으로 초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현장에서 부닥쳤던 현실적인 어려움과 그것을 극복해 낸 과정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는, 그 어떤 화려한 데이터보다 듣는 이의 마음에 깊은 공감과 신뢰를 얻어낸다. 그리고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공명을 위한 조건 : 성공적인 소통과 홍보를 위한 제언
그렇다면 이러한 행사들을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성공적인 소통과 홍보의 장으로 만들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성공적인 사례들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공통점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 ‘서사의 설계’이다. 성공적인 행사는 단순히 성과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경영 철학(Why)과 ESG 활동(What), 그리고 그로 인한 사회적 영향(So What)을 하나의 일관된 이야기로 엮어낸다. 이 서사는 투자자, 소비자, 미래 인재 등 핵심 소통 대상이 누구인지에 따라 그들의 언어와 관심사에 맞춰 섬세하게 조정될 때 더욱 강력한 설득력을 갖게 된다.
둘째, ‘콘텐츠의 무대 확장’이다. 이는 기획 단계부터 행사를 더 넓은 확산을 위한 ‘콘텐츠 허브’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행사 전에는 티저 영상이나 참여 연사 인터뷰 등을 통해 기대감을 높이고, 행사 당일에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실시간 중계나 핵심 메시지 카드뉴스 배포로 현장의 열기를 확산시킨다. 그리고 행사 종료 후에는 발표 영상, 주요 내용 요약본 등을 아카이빙하여 지속적인 소통의 자산으로 활용하는 등 행사를 다양한 콘텐츠와 소통, 상호관계가 이루어지는 무대로 확장하는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가장 신뢰도 높은 홍보는 행사에 참여한 이들의 ‘입소문’을 통해 이루어진다. 특히 임직원이나 파트너사 관계자들이 행사를 통해 자부심과 확신을 느끼고, 이를 자신의 소셜미디어나 네트워크를 통해 자발적으로 공유하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감동이나 영감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 구성은 물론, 공유하기 좋은 시각적 콘텐츠나 명확한 해시태그를 제공하는 등의 전략적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결국 ESG 시대의 소통은 ‘무엇을 했는가’를 알리는 것을 넘어, ‘왜, 그리고 어떻게 했는가’에 대한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공감을 얻는 과정이다. 잘 기획된 소통 행사는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기업과 사회가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성장해 나가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소통의 여정은 단순히 ‘ESG 실천기업’의 이미지를 얻는 것을 넘어, 기업의 본질적인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딱딱한 기업 로고 뒤에 가려져 있던 사람들의 얼굴과 목소리가 드러날 때, 기업은 비로소 세상과 진정으로 연결된 하나의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다. 결국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화려한 성과 보고서가 아니라, 마음을 움직였던 단 하나의 진솔한 이야기일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