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지속가능한 우리 생활은 특별한 구호나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우리의 생활이어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ESG를 실천하는 단체와 기업. 그리고 사람들의 일상을 소개합니다. 그들의 노력과 일상이 이해되고 전파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주]

작은 날개의 존재들, 그들은 거대한 흐름을 만든다. 9월의 숲과 들판,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 숲에는 여름의 끝자락을 알리는 매미 울음소리로 소란하다. 높아진 파란 가을 하늘을 날아다니는 잠자리들의 군무는 가을이 오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만 같다. 계절마다 피는 꽃이 다르듯, 우리 곁에 존재하는 곤충들도 다 다름을 새삼 깨닫는다. 그럴때면, ‘지구 전체 동물계의 약 80% 이상이 곤충’ 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계절마다 식물들의 모습이 변하듯, 곤충들도 각각의 계절에 맞게 달라진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때론 생태계의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되어주며, 그렇게 다양한 생물들의 삶을 이어주는 매개자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희경: 요즘 잠자리들이 물 위를 비행하면서 꼬리로 물을 탁탁 치는 모습을 자주 관찰하게 돼요. “아~ 알을 낳고 있구나…. 곧 가을이 되겠다!”라며 혼잣말을 하면서 말이하죠. 더위를 식히려고 물가에서 물놀이하다 보면 잠자리 유충을 발견하게 될 때가 있어요. 잠자리 유충은 배에 있는 기관아가미로 숨을 쉬면서 얌전히 물 속에 있죠. 보면 볼수록 엄청 귀여워요~ 특히 왕잠자리 유충이요.

점점 날이 더 더워지면 수생식물 주변에 잠자리 허물이 발견되기도 하지요. 떨어질세라 잎을 꼭 붙들고 있는 허물이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에게서 안 떨어지려고 엄마 옷자락을 움켜쥔 것 같아 사랑스럽다가도 애틋한 마음이 들곤 하죠.
이렇게 시작된 잠자리들의 비행이 시간이 프르면서 점차 잠자리의 비행이 줄기 시작하면 가을이 오더라고요.

재희: 전 매미들의 울음소리로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고 있구나…!’ 라는 걸 느끼곤 해요. 매미마다 나오는 시기와 울음소리가 다르다 보니 여름이 시작되고, 더워지고, 끝남을 느낄 수 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7종의 매미를 만날 수 있는데, 그중 도심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말매미는 매미 중에서도 울음소리가 가장 큰 편이에요. 도심의 교통 소음과 사람들의 생활 소리 속에서도 짝을 찾기 위해 자신의 울음을 내야 하니 큰 소리를 낼 수 밖에요.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말매미가 도심 속에서 사는 데는 유리했겠죠. 도시의 밤을 밝히는 가로등 불빛에 노출된 녀석들은 그래서 밤낮없이 울곤 하지요. 그 때문에 우리가 여름을 더욱 덥고 길게 느끼는 것 같기도 해요.
나뭇가지 속 알에서 태어난 매미는 땅속으로 내려가 오랜 시간을 보내요.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흙으로 들어가 몇 년 동안이나 나무뿌리에서 수액을 빨아먹으며 지내구요. 그러다가 때가 되면 땅 위로 올라와 허물을 벗고 성충이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어렵게 땅을 뚫고 올라온 성충의 삶은 겨우 몇 주에 불과해요. 오랜 땅속 생활을 마치고 겨우 세상에 나왔는데, 그렇게 짧게 여름만 살고 가는 거죠. 여름 동안 내내 울고, 짝을 찾고, 알을 낳고는 생을 마무리하는 것이죠.

희경:그렇네요. 땅속과 물속에서 살던 매미와 잠자리는 둘 다 때가 되면 땅 위, 그리고 하늘로 올라와 짧게 살다가 생을 마감하네요.
재희: 생각해 보면 매미의 짧은 생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주는 것 같아요. 오랜 기다림 끝에 비로소 누리는 짧은 시간 동안 온 힘을 다해 울고 살아가는 모습이 참 대단하고, 또 소중하다고 생각돼요.
매미에 대해 이것저것 찾아보고 있는데, 이 작은 곤충이 지닌 삶의 방식이 참 놀랍더라고요. 매미는 날기 위해 앞뒤 날개를 자석처럼 살짝 붙였다가 힘차게 날아오르잖아요. 또 위협이라도 느낄라치면 오줌을 ‘찍’ 하고 싸면서 순간적으로 날아가 버리기도 하구요. 그들만의 독특한 생존 전략이긴 하지만 조금 하찮아 보여 더 귀엽더라고요.
희경: 올여름에 무척 더웠잖아요. 그래서 나무 그늘로 갔다 매미 오줌에 맞은 적이 있어요. 나무 수피와 너무 비슷해서 구분이 안 되다 보니 녀석이 있는 줄도 몰랐던 거예요. 가까이에 갔다가 그만 녀석을 놀라게 한 거죠. 덕분에 오줌 봉변 제대로 한 번 맏았네요. 하하
오줌 하니깐 잠자리 유충도 물총을 쏘는 게 생각이 나네요. 잠자리 유충도 긴급한 상황이 생기면 짧은 거리를 움직이기 위해 기관아가미에서 물을 재빨리 배출하거든요. 그 힘으로 빠르게 앞으로 이동할 수 있답니다. 저는 그 상황을 “물대포 쏜다!”라고 표현하곤 해요.
잠자리는 물과 육지 생태계 속에서 살면서 두 생태계의 중간에서 매개 역할을 하는 듯 해요. 애벌레 시절 연못이나 논, 물가에서 수서곤충이나 유기물을 먹으면서 개체 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요. 물고기와 물방개 같은 무척추동물을 잡아먹는 곤충들의 먹이가 되어 다른 생물들의 생을 이어주기도 하죠. 성충이 되어 날개를 펴고 나오면 모기, 파리, 나방 등 날아다니는 작은 곤충을 잡아먹으면서 육상 생태계의 생물 개체 수를 조절하고, 여름 철새들의 중요한 먹잇감이 되어주기도 하니깐요.
매미 또한 수년간 땅속에서 유충으로 지내며, 나무뿌리 즙을 빨아 먹으며 성장한다. 그 과정에서 뿌리의 성장을 조절하거나, 매미가 성충이 되지 못하고 죽게 되면 분해자들의 먹잇감이 된다. 이로 인해 균류와 세균의 군집이 증가하고, 그 둘의 도움으로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질소의 양이 증가 될 수 있다. 성충이 되면 짧은 생을 살지만, 번식기 동안 강한 소리로 영역을 확보하고 짝을 찾는다. 다른 동물들에게는 중요한 단백질원이 되기도 한다.
하늘을 나는 포식자 잠자리는 물과 육지를 이어주고, 여름의 소리꾼 매미는 땅과 육지를 이어준다. 흙과 나무, 물과 하늘, 식물과 동물, 인간의 삶까지 수많은 존재를 연결하는 생명의 다리 역할을 작은 곤충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곤충 한 마리 한 마리의 소리와 날갯짓을 들여다보는 일은 곧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이 생태계의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를 되살피는 일이기도 하다.
▲김희경 에코숲이야 대표
(hhh8521@naver.com)
본 콘텐츠의 지적재산권은 필진에게 있으며, ESG지속가능연구소는 콘텐츠 유통권한을 갖습니다.
ESG. 지속가능한 우리 생활은 특별한 구호나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우리의 생활이어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ESG를 실천하는 단체와 기업. 그리고 사람들의 일상을 소개합니다. 그들의 노력과 일상이 이해되고 전파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주]
작은 날개의 존재들, 그들은 거대한 흐름을 만든다. 9월의 숲과 들판,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 숲에는 여름의 끝자락을 알리는 매미 울음소리로 소란하다. 높아진 파란 가을 하늘을 날아다니는 잠자리들의 군무는 가을이 오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만 같다. 계절마다 피는 꽃이 다르듯, 우리 곁에 존재하는 곤충들도 다 다름을 새삼 깨닫는다. 그럴때면, ‘지구 전체 동물계의 약 80% 이상이 곤충’ 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계절마다 식물들의 모습이 변하듯, 곤충들도 각각의 계절에 맞게 달라진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때론 생태계의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되어주며, 그렇게 다양한 생물들의 삶을 이어주는 매개자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희경: 요즘 잠자리들이 물 위를 비행하면서 꼬리로 물을 탁탁 치는 모습을 자주 관찰하게 돼요. “아~ 알을 낳고 있구나…. 곧 가을이 되겠다!”라며 혼잣말을 하면서 말이하죠. 더위를 식히려고 물가에서 물놀이하다 보면 잠자리 유충을 발견하게 될 때가 있어요. 잠자리 유충은 배에 있는 기관아가미로 숨을 쉬면서 얌전히 물 속에 있죠. 보면 볼수록 엄청 귀여워요~ 특히 왕잠자리 유충이요.
점점 날이 더 더워지면 수생식물 주변에 잠자리 허물이 발견되기도 하지요. 떨어질세라 잎을 꼭 붙들고 있는 허물이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에게서 안 떨어지려고 엄마 옷자락을 움켜쥔 것 같아 사랑스럽다가도 애틋한 마음이 들곤 하죠.
이렇게 시작된 잠자리들의 비행이 시간이 프르면서 점차 잠자리의 비행이 줄기 시작하면 가을이 오더라고요.
재희: 전 매미들의 울음소리로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고 있구나…!’ 라는 걸 느끼곤 해요. 매미마다 나오는 시기와 울음소리가 다르다 보니 여름이 시작되고, 더워지고, 끝남을 느낄 수 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7종의 매미를 만날 수 있는데, 그중 도심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말매미는 매미 중에서도 울음소리가 가장 큰 편이에요. 도심의 교통 소음과 사람들의 생활 소리 속에서도 짝을 찾기 위해 자신의 울음을 내야 하니 큰 소리를 낼 수 밖에요.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말매미가 도심 속에서 사는 데는 유리했겠죠. 도시의 밤을 밝히는 가로등 불빛에 노출된 녀석들은 그래서 밤낮없이 울곤 하지요. 그 때문에 우리가 여름을 더욱 덥고 길게 느끼는 것 같기도 해요.
나뭇가지 속 알에서 태어난 매미는 땅속으로 내려가 오랜 시간을 보내요.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흙으로 들어가 몇 년 동안이나 나무뿌리에서 수액을 빨아먹으며 지내구요. 그러다가 때가 되면 땅 위로 올라와 허물을 벗고 성충이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어렵게 땅을 뚫고 올라온 성충의 삶은 겨우 몇 주에 불과해요. 오랜 땅속 생활을 마치고 겨우 세상에 나왔는데, 그렇게 짧게 여름만 살고 가는 거죠. 여름 동안 내내 울고, 짝을 찾고, 알을 낳고는 생을 마무리하는 것이죠.
희경:그렇네요. 땅속과 물속에서 살던 매미와 잠자리는 둘 다 때가 되면 땅 위, 그리고 하늘로 올라와 짧게 살다가 생을 마감하네요.
재희: 생각해 보면 매미의 짧은 생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주는 것 같아요. 오랜 기다림 끝에 비로소 누리는 짧은 시간 동안 온 힘을 다해 울고 살아가는 모습이 참 대단하고, 또 소중하다고 생각돼요.
매미에 대해 이것저것 찾아보고 있는데, 이 작은 곤충이 지닌 삶의 방식이 참 놀랍더라고요. 매미는 날기 위해 앞뒤 날개를 자석처럼 살짝 붙였다가 힘차게 날아오르잖아요. 또 위협이라도 느낄라치면 오줌을 ‘찍’ 하고 싸면서 순간적으로 날아가 버리기도 하구요. 그들만의 독특한 생존 전략이긴 하지만 조금 하찮아 보여 더 귀엽더라고요.
희경: 올여름에 무척 더웠잖아요. 그래서 나무 그늘로 갔다 매미 오줌에 맞은 적이 있어요. 나무 수피와 너무 비슷해서 구분이 안 되다 보니 녀석이 있는 줄도 몰랐던 거예요. 가까이에 갔다가 그만 녀석을 놀라게 한 거죠. 덕분에 오줌 봉변 제대로 한 번 맏았네요. 하하
오줌 하니깐 잠자리 유충도 물총을 쏘는 게 생각이 나네요. 잠자리 유충도 긴급한 상황이 생기면 짧은 거리를 움직이기 위해 기관아가미에서 물을 재빨리 배출하거든요. 그 힘으로 빠르게 앞으로 이동할 수 있답니다. 저는 그 상황을 “물대포 쏜다!”라고 표현하곤 해요.
잠자리는 물과 육지 생태계 속에서 살면서 두 생태계의 중간에서 매개 역할을 하는 듯 해요. 애벌레 시절 연못이나 논, 물가에서 수서곤충이나 유기물을 먹으면서 개체 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요. 물고기와 물방개 같은 무척추동물을 잡아먹는 곤충들의 먹이가 되어 다른 생물들의 생을 이어주기도 하죠. 성충이 되어 날개를 펴고 나오면 모기, 파리, 나방 등 날아다니는 작은 곤충을 잡아먹으면서 육상 생태계의 생물 개체 수를 조절하고, 여름 철새들의 중요한 먹잇감이 되어주기도 하니깐요.
매미 또한 수년간 땅속에서 유충으로 지내며, 나무뿌리 즙을 빨아 먹으며 성장한다. 그 과정에서 뿌리의 성장을 조절하거나, 매미가 성충이 되지 못하고 죽게 되면 분해자들의 먹잇감이 된다. 이로 인해 균류와 세균의 군집이 증가하고, 그 둘의 도움으로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질소의 양이 증가 될 수 있다. 성충이 되면 짧은 생을 살지만, 번식기 동안 강한 소리로 영역을 확보하고 짝을 찾는다. 다른 동물들에게는 중요한 단백질원이 되기도 한다.
하늘을 나는 포식자 잠자리는 물과 육지를 이어주고, 여름의 소리꾼 매미는 땅과 육지를 이어준다. 흙과 나무, 물과 하늘, 식물과 동물, 인간의 삶까지 수많은 존재를 연결하는 생명의 다리 역할을 작은 곤충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곤충 한 마리 한 마리의 소리와 날갯짓을 들여다보는 일은 곧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이 생태계의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를 되살피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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